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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이질 소리


어느날 문득

아니, 오래도록 참아 왔던가...

가슴속이 감 파랗다 못해 검푸르게 물이 들어가면

세월에 녹슨 빈 다듬이질 소리가 들려옵니다.

 

내치려 해도 파고드는 소리...

타탁~  타닥~

소리에 다가앉아

빈 다듬이질 하던 제게

친정 어미는 그러셨지요.

빈 다듬이질하면 가슴 칠 일 생긴다 아서라...

아서라...

등 뒤에서 들리는 엄마의 만류에도

빈 방망이로 타닥~타닥~ 거리면

너 그러다가 귓볼 끝에 붙어 있는 귄 떨어질라...

아서라는 데도 ..!!

친정어미의 만류하던 소리보다는

아직도 빈 가슴에 담아둔 다듬이질 소리가 그리웠습니다.

토닥토닥 토토닥~!

타그락~! 탁~! 탁~!

이젠 잊어져간

 기억 속에 지워지고 잃어버린 우리의 소리가

거문고 현 하나 끊어진 소리처럼 이어지지 않습니다.

둔탁한 목맨 음처럼 빛바랜 소리로 다가오니,

비 내리는 날 해 저물녘의 강물에서 찾아도 찾아지지 않은

빛 잃은 해넘이처럼 거무스름한 기억 속에 살아 있다는 게

그리움으로 뭉클거리며 가슴을 치고 진동이 일어납니다.

서둘러 한 달 동안 찹쌀을 담궈 발효시킨 찹쌀 풀을 쒀 봅니다.

홍두깨질 소리가 그리워서...

염색해 둔 모본단에 풀을 먹이고 촉촉함이 남아있을 즈음 

무릎에 풀 빨래꺼리 앉혀두고 손끝에 바람을 불러 세워

매만지며 다듬이질을 시작합니다.

 

다듬이 돌 앞에 앉으면

방망이 끝에서 헤진 광목 자락이라도 붙잡아야 기운을 차리듯

빛도 잃어가지만

아파트에서는 아무리 애를 써도 운치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예전 그리움을 다시 찾아 나선다는 게

이젠 제 꿈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다듬이질은 혼자 하는 맛보다

둘이서 박자 맞춰 하는 맛이 일품입니다.

또한 다듬이질은 켜켜이 쌓아둔 풀 빨래 사이에

인생의 고락도 함께 넣고 두드리는 맛을 어찌 지금의 세대가 알겠습니까?

제가 친정어머니의 나이가 되고 보니

조금은 알 듯도 하지만

아직도 가슴속에 담긴 한의 깊은맛을 헤아릴 순 없겠지요.

 

풀질하던 포布가 제 몸에 지니던 빛을 바람 따라 보내고 나면

겨를 삭힌 물에 작은 독에 며칠씩 담궈서

바람 따라 나서려던 빛의 발길을 되걸음질 시켜 불러세웁니다.

씨실에 시어미의 시집살이 한 올이요,

날실엔 시아버지 시집살이 한 올이니

서러운 며느리의 아픔이 담긴 포布이기도합니다.

올과 올 사이 바람끝에 맺힌 이슬...

 

달그락 덜컥~!

달그락 덜컥~!

베틀에 묻어 있던 어머니의 아픈 시간

베 짜는 섦음이야 오는 잠 쫓아내듯 실꾸리로 허벅지 찌른다지만

새벽 이슬에 바지 가랑 젖으며 길떠난 아버진 기약이 없습니다.

스란치마라 함은 예전 궁중이나 반가의 부녀자들이 예장용 치마에 장식했던 것으로

폭은 18~20cm 정도이며 용이나 봉황 그리고 다산을 의미한 포도나 석류 등 다양한 무늬를 수놓았는데

저는 스란부분을 모두 1~5cm의 작은 비단 조각으로 이용해 보았습니다.

밑에 스란단은 오배자와 도토리 그리고 연지충 양파와 홍화등 다양한 염색을 한 후에

조각으로 스란단을 꿰맨 것입니다.

가슴속에 명주바람이 일어납니다.

감춰도 감춰도 들춰내지는 아물지 않은 상처처럼

오래된 상처엔 이미 딱지가 내려앉고

흔적도 가물거리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상처는

후시딘으로도 치료가 되질 않습니다.

그래도 작고 고운 명주 올 같은 바람으로 남아 주니 다행이지요.

된서리 맞듯 되게 불지 않고 부드럽게 다가오니...

스란 부분은 홍화와 오배자,자초 염색 후에 복합염을 하고 양파껍질등 다양한

염색을 한 모시로 감침질했습니다.

소재는 오배자, 연지충 그리고 도토리를 염색한 모본단 입니다.

혼례의 예를 가출 때 신부집에서 길흉을 점쳐 길일을 택했다지만

실인즉

신부의 생리 날을 피해서 혼인 날을 정하는 것이었지요.

예전에는 길일을 택해서 혼례날을 잡아야 하기에

연길보에 액을 쓸어내는 의미로 싸리가지에 명주실을 감아서 보냈습니다.

보자기 끝에 혼인의 예를 다 하는 의미로 너와 나를 묶지 않고 엮어가는 동심결을 연결했습니다.

다음에서

천을 다듬는 전래방식의 하나. 다듬이질 /다듬잇돌과 방망이 옷이나 이불호청 등을 세탁한 후 풀을 먹여 약간 말려 손질한 다음 다듬잇돌 위에 올려놓고 방망이로 두드린다. 풀을 먹여 두드리면 천이 견고해지고 매끄럽게 된다. 골고루 두드리기 위해서는 여러 번 접어가면서 윤이 나도록 다듬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자연섬유 특유의 광택과 촉감을 살릴 수 있다. 다듬잇돌은 옷감을 다듬을 때 밑에 받쳐놓는 돌로 결이 단단하고 매끄러운 돌로 만든다. 중앙부분이 약간 위로 올라와 완만한 곡선을 이룬 장방형으로 윗면은 반드럽게 손질되어 있다. 양쪽 밑으로는 손을 넣어 들 수 있도록 둥그런 홈이 파여 있다. 다듬이 방망이는 박달나무같이 단단한 나무를 깎아서 쓴다.
다듬이질은 우리나라 생활풍습상 매우 운치있는 멋의 하나이다. 흔히 아낙네들은 품앗이로 넓은 대청에 모여 이불 호청을 마주 붙들고 잘 접어 다듬잇돌 위에 올린 후 발로 밟고 올라 다져서 천을 가지런히 해두고 방망이질을 한다. 혼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마주보며 두드린다. 깊은 밤 다듬이질 소리가 아련히 들리는 풍치는 예로부터 많은 시인과 묵객(墨客)들의 시에도 등장했다. 당시(唐詩)에도 "바람결에 곳곳에서 다듬잇소리"라 했으니 다듬이질은 예로부터 중국에서도 성했다. 〈규합총서 閨閤叢書〉에는 "진홍다듬기는 대왐풀에 아교를 섞어 먹이고, 무명과 모시는 풀을 매우 세게 말아야 하고, 옥색은 대왐풀로 다듬되 아무 풀도 먹이지 말고, 야청(野靑)은 아교풀을 먹인다"고 하여 다듬이질의 세세한 면을 언급하고 있다.
옷감을 다듬는 한국의 전통도구. 홍두깨 /홍두깨 박달나무같이 단단한 나무를 둥글게 깎은 뒤 다듬잇감을 감아서 다듬는다. 두 사람이 마주앉아서 다듬잇방망이로 교대로 두드리므로 다듬잇방망이의 배와 홍두깨의 배가 알맞게 맞아야 다듬이가 잘 된다. 다듬잇방망이의 배가 너무 홀쭉하면 다듬잇살이 잘 오르지 않으므로 가운데는 볼록하고 양 끝은 약간 가늘게 깎는다. 명주와 같이 올이 고운 옷감은 애벌로 다듬잇돌에서 다듬은 다음 홍두깨에 감아 다듬잇방망이로 돌아가며 두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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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3 11:51 2010/02/2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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