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레거시
다빈치의 유산.
루이스 퍼듀가 쓴 이 대중 소설은 1983년 작이네요.
다빈치 코드가 이 책을 베꼈다고 퍼듀가 주장하는 것 같은데, 그 근거가 되는 것은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코덱스가 양피지에 씌어졌다고 주장하는 댄 브라운의 설정(다빈치 코드)이 다빈치 레거시에서 나오는 설정과 똑같다는 점이라고 하네요.
실은 양피지가 아니라 아마포에 씌어졌는데, 다른 글이나 문서에는 이런 오류가 없는데 유독 두책만 그렇다고 하네요.
제가 보기엔 활극물을 만들기엔 금발의 근육질 냉혈한 장신 총잡이가 나오고, 가끔 등이 활처럼 휘어지며 입이 밑으로 향하는 대목이 나오는 다빈치 레거시가 적합하고, 좀 더 정교한 설정과 퍼즐풀기, 매끄러운 진행은 다빈치 코드쪽인 것 같아요.
두 책의 공통점은 카톨릭의 한 종파인 근본주의자 사제단을 악의 축으로 설정한 점, 그리고 종교분쟁을 염려해서인지 끝까지 그들을 악의 축으로 밀어붙이지 못하고 더 나쁜 악당에 이용당하는 존재로 그리는 점인 것 같아요.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작업결과물이 현세의 커다란 비밀의 열쇠노릇을 한다는 점을 빼곤 비슷한 점이예요.
다른 점이라면 두 책의 주인공이 쫓는 물건이 다르다는 점이예요. 다빈치 레거시는 다빈치가 남긴 노트가 현대 무기 개발의 주요한 열쇠가 되기에 이를 찾기 위해 석유개발업자가 후원하는 다빈치 연구자가 성궤를 찾아나서듯 모험 활극을 벌이고, 다빈치 코드는 막달레나 마리아의 역할이 초기 예수교 시절 남자 사제들에 의해 왜곡됐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나서는 로버트 랭던의 퍼즐풀기 과정이지요.
흥미로운 점은 두 책 모두 카톨릭에서 몇백년간 이어져온 종파별 수도사회가 어느 집단은 그 은밀함과 사술이 넘치는 집단으로 묘사된 점이예요.
비밀도 많고, 수천년간 이어져 내려오면서 세속의 권력과 적당히 타협하면서 말못한 비밀도 나누어 갖고, 그들이 감출수록 비밀의 은밀한 악취가 온세상에 넘쳐나는 존재로 묘사돼요.
마치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실체를 확인못해 유언비어의 대상이 되는 권력의 비밀처럼.
이런 선입관 내지 사회 구성원중 일부의 '암묵적인 합의'는 영화나 소설에서는 써먹기 좋은 먹잇감이지만 정작 그 종파에 몸담고 있는 종교인들에겐 난감한 문제일 것 같아요.
뭐 종교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제 혈육에게 돈을 나눠줘 세속법을 어기고도 천국의 문 열쇠를 쥐고 있다며 열변을 토하는 연사에게 아직 환호를 보내고 있는 군중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이런 문제는, 그때 그때 달라요,가 정답인지도 모르겠네요.
